○ 설립 목적
남아시아센터는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쉬, 스리랑카, 네팔 등 “남아시아지역 협력연합”(SAARC) 소속국 7개국에 대한 역사, 경제, 정치, 언어 및 문화 전반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와 관련 역량의 체계적 구축을 목표로 대상 국가들과의 다층적이고 호혜적인 교류 및 협력사업을 추진하고자 설립되었다. 북부의 산악지역과 삼면의 바다로 구획된 지정학적 단위로서의 남아시아는 다민족, 다언어, 다인종, 다종교 국가들을 포괄하며 발전해 온 역사 속에서도 강한 지역적 역계성을 유지해 왔다. 또한 최근에는 인구대국이자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해 가고 있는 지역 패권국인 인도를 중심으로 역내 국가들 간의 정치·경제적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제는 한국의 미래를 위한 국제적인 협력 파트너로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신남방정책의 핵심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남아시아지역이 유라시아대륙 단위 문명교류사에서 독특한 위치와 역할을 수행해 온 역사는 고스란히 역내 국가들이 지닌 사회적 다양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민족국가의 단위로 규정하기 어려운 복잡다단한 사회현실을 이해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과제를 던져주는 남아시아지역의 문화와 사회제도는 우리에게 보다 총체적이면서도 심도 있는 연구와 이해를 요청하고 있다. 재판에서 적용되는 민법이 소송당사자들의 종교에 따라 달라진다거나, 국가 내의 지방자치 단위를 설정하는 기준이 언어의 구분선이 되는 현실만 보더라도 남아시아 각국을 이루는 하위 단위들이 지니는 역사적인 맥락과 역동성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아차릴 수 있다.
1970년대에 대한민국은 남아시아 국가들과 외교관계를 수립하였고, 최근의 신남방정책을 추진하는 맥락에서 다면적으로 우호협력을 강화시켜 가고 있다. 특히 2007년에는 SAARC에 옵저버로 가입하였다. 이러한 흐름 안에서 남아시아지역에 대한 신뢰할 만한 고급 정보를 누적하여 국가적 자산으로 확보하고 훈련된 지역전문가들을 양성하는 과제가 남아시아센터에 주어져 있다. 남아시아 관련 정보 창출과 누적에 기여하는 여러 주체들을 엮어 내는 학적 연결고리의 역할을 남아시아센터는 수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남아시아 각국의 다양한 기관 및 연구자 그리고 활동가들과의 호혜적인 공동연구와 공동작업의 폭을 넓혀 나가는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남아시아의 중심국 인도가 1차와 3차 산업에 치우친 독특한 산업구조를 가진 까닭에 국가적으로 인도와 대한민국은 상보적인 산업구조를 지닌 상생의 협력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남아시아센터는 약 19억의 인규 규모로 세계 인구의 24%를 차지하는 지역에서, 학문 연구의 사회적 기여와 사회발전을 향한 역할 수행에서의 좋은 선례를 남기고자 노력하고 있다.
○ 의미와 역할
남아시아 지역 및 국가들에 대한 연구의 맥락에서 남아시아센터를 독립 단위로 설정하고 연구 및 사업을 진행시켜야 할 필요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 남아시아센터의 연구 대상 지역
남아시아센터의 연구활동 대상지역은 한 국가에 제한되지 않는다. 국제 관행상 “남아시아”라는 표현은 공식적으로는 1985년에 설립된 “남아시아지역 협력연합”(SAARC, South Asia Association for Regional Cooperation)의 회원국들을 지칭한다. 1985년 설립 당시의 7개 회원국이 여기에 포함된다.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네팔, 몰디브, 부탄이 해당국가들이다. 맥락과 관행에 따라 역사적 근거에서 7개국 이외에, UN의 경우처럼, 아프카니스탄, 이란을 포함시키기도 하고, 미얀마를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는 한정적인 맥락 안에서의 관행이고 SAARC 가입국들이 남아시아 자유무역협정(SAFTA, 2006년 7월 발효)을 통한 공동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는 현실 등을 고려하면 이 8개국이 남아시아센터의 연구대상 국가가 될 것이다.
– 연구 대상 지역과 국가들의 연계성
남아시아는 지리적으로 히말라야와 힌두쿠시 산맥에 의해 경계지워진 인도 반도 혹은 인도아대륙을 중심으로 역사·문화적으로 연관된 지역이나 국가들을 아우른다. 이 지역은 “힌두교”라고 불리는 오랜 인도아리안의 종교와 문화전통뿐 아니라 인도아리안 언어와 드라비다 및 문다어의 언어와 역사를 공유하는 지역이고 중세기 이후로 불교, 자이나교와 이슬람 문화를 성장시켜온 지역이기도 하다. 또한 대부분 영국의 식민지배 경험을 공유하고 있어서 이 지역에 대한 이해는 국가보다 하부 단위 혹은 국가를 초원한 단위의 연구가 적절한 경우가 많다. 예로 방글라데시는 인도에서 종교를 근거로 동벵갈이 분할되어 동파키스탄이 되었다가 방글라데시(“벵갈의 나라”라는 뜻)로 독립된 국가이다. 따라서 방글라데시의 정치·경제는 물론이고 역사와 문화는 현재 인도의 일부인 서벵갈과 분리해서 이해될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스리랑카의 따밀족 인종갈등 문제나 네팔의 힌두 왕정체계의 역사는 모두 이러한 ‘역사·문화적인 인도’와의 연관성 안에서만 이해될 수 있는 문제여서 남아시아 단위의 총체적인 이해와 접근을 요구한다. 지리적으로 중앙아시아에 가까운 아프가니스탄의 정치적인 문제도 큰 맥락에서 비슷한 접근을 요청하는데, 이 문제가 파키스탄의 분할독립과 파키스탄 내부의 종교·정치적 역학관계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 남아시아 각국에 대한 다면적이고 총체적인 연구의 필요성
남아시아 지역은 근대적 민족국가의 단위로 규정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다면성을 강하게 지닌 국가들로 이루어져 있다. 각 국가들이 다인종, 다언어, 다종교 사회를 이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도와 파키스탄 등의 주별 경계선은 기본적으로 언어의 경계선을 따라 획정된 것일 만큼 국가의 하위 단위들이 지니는 역사적이며 문화적이고 정치적인 차별성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남아시아 지역연구에서는 기본적으로 요구된다. 또한 각 지역의 차별성이 각 지역언어의 차이로 나타날 때에는 현지 자료에 대한 외부 연구자의 접근이 제한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남아시아 각국에 대해서는 보다 다면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지역별 전문 연구자를 양성해야 하며 나아가 국가 단위를 넘어선 총체적인 연구와 분석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도 갖추어야 한다. 이 지점에서 남아시아센터의 역할이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남아시아 지역연구의 경제·정치적 필요성
남아시아 지역은 약 19억의 인구 규모로 세계 인구의 24%를 차지하는 지역이며, 중심국가인 인도만 해도 최근 10년간 연평균 6%이상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고, 21세기에 미국, 중국과 더불어 세계 3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도가 13억 6천만의 인구로 주목받고 있지만, 파키스탄이 2억, 방글라데시가 1억 6천만, 아프가니스탄 3천만, 스리랑카 2천만, 네팔 3천만 등의 인구규모를 가진 국가들이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동아시아와 달리 당분간 인구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들이다. 물론 남아시아 각국의 출산율도 장기 하락 추세에 접어들고 있어서 인구폭발의 국면에 있는 상황은 결코 아니다. 또한 중국의 부상과 맞물린 남아시아 각국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현재 새롭게 부각되고 있고, 과도하게 높은 G2 의존도의 문제를 안은 대한민국에게 남아시아의 부상은 미래 생존의 문제와 연관될 수도 있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 국내 남아시아 연구역량 강화와 연계망 구축의 시급성
1970년대에 대한민국은 남아시아 국가들과 외교관계를 수립하였고 특히 최근의 신남방정책을 추진하는 맥락에서 다면적으로 우호협력을 강화시켜 가고 있다. 특히 2007년에는 SAARC에 옵저버로 가입하였다. 이러한 흐름 안에서 남아시아지역에 대한 훈련된 지역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신뢰할 만한 정보를 누적하여 국가적 자산으로 삼는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남아시아 관련 정보 수집과 누적의 여러 주체들이 창출한 정보를 누적하여 활용가능하게 하고 체계화하여 제공할 기관으로서, 학적 연결고리의 역할을 남아시아센터가 수행하고자 한다. 이 맥락에서 아시아연구소 내의 아시아지역정보센터를 적극 활용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 상생과 호혜적 발전 파트너로서의 남아시아의 산업구조와 잠재력
남아시아를 대표하는 국가인 인도는 독특한 산업구조를 지니고 있다. 즉 제1차와 제3차 산업의 비중이 높고 제2차 산업이 미비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인도정부도 “Make in India” 정책 등을 통해 산업 기초인프라 확보와 2차 산업을 육성하는 데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인도의 3차 산업은 아주 높은 수출기여도와 GDP 기여도를 보이는 특징을 나타내는데, 이 사실은 인도의 IT산업이 지니는 국제적인 경쟁력을 대변하고 있다. 현재 제조업 강국이고 고부가가치 산업 분야의 발전을 장기적으로 도모해야 하는 대한민국은 인도와 상보적 관계설정을 가능하게 하는 산업구조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단순하게 새로운 수출시장의 개척이 아닌 상생과 호혜적 발전의 지향성을 견지한 채, 남아시아 경제와 산업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며, 이러한 측면에서 남아시아센터는 단기적 이윤추구를 넘어서는 장기적이고 호혜적인 연구와 미래를 향한 모색을 수행할 계획이다.
○ 센터 공식화 : 2020년 12월 01일
○ 주요 사업 및 연구 주제
– 한-인도 팹랩 공동연구: 시민의 참여와 능동적 요구를 반영하여 현장에서 해결책을 찾아가는 Fab Lab을 활용한 한국과 인도의 공동연구.
최신 첨단기술과 시스템을 갖춘 팹랩이라는 개방형 혁신 공간을 통하여 이루어진 지속 가능한 개발과 발전 모델의 사회적 배경과 그 함의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을 분석함으로써 아시아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을 모색하려고 한다. 한국과는 다른 맥락에서 자리잡은 인도의 팹랩과 연계된 연구를 통해 국제적 연계망을 가진 차세대 인프라로서의 팹랩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연구성과물의 자산화를 통해 국가전략으로서의 신남방 진출의 상생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 한-인도 리빙랩 공동개발: 그린모빌리티를 지향하는 Living Lab 연구를 통해 사회적 교통약자들의 심야이동의 안전과 편의를 제공하는 해결 네트워크 연구
제도적 공백에 놓인 다양한 비전형적 교통수단(paratransit, informal transportation)과 결합된 개인 이동수단을 네트워크에 편입시켜 사회적 약자의 심야이동권을 보장하고자 하는 양국의 공동연구이다. 그린모빌리티를 지향하면서도 한국의 대리운전기사는 물론이고 인도의 릭샤 이용자들을 위한 안전하고 편리한 심야 이동수단의 구현을 위한 모색적 연구이다. 킥보드 공유시스템은 물론이고 O2O 네트워크와의 연결에 양국 연구진의 상보적인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
-남아시아문화학교: 남아시아 문화와 역사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를 개방된 틀 안에서 제공하는 대중 확산사업
남아시아문화학교는 야간 19-21시에 남아시아 각 분야 전문가들의 강의를 제공하여 관심이 있는 일반인은 물론이고 학생들과 기타 연관분야 연구자들에게도 열린 교육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인도고전어 쌍쓰끄리땀 강좌와 인도 고전 “하타요가의 등불”에 대한 강좌가 큰 반향을 일으키며 진행되고 있고, 남아시아의 신화에 대한 강좌가 계획되어 있으며, 인도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심도 있는 강좌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온라인 강좌를 진행함으로써 강좌의 접근성이 더욱 개선된 상황이다.
– 남아시아센터 콜로퀴움: 시사성이 강한 주제를 중심으로 남아시아의 현안들에 대한 전문가의 분석과 전망을 들을 수 있는 월 단위 소모임 행사
남아시아의 다양한 정치·경제적 현안들에 대해 전문가의 심도 있는 분석과 전망을 공유할 수 있는 장으로 마련된 소모임 행사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무력 문제라거나 인도의 IT산업에 대한 분석 등 시사성이 강하지만, 전문가적 통찰을 접하기 어려운 주제들에 대해 해당 분야 전문 연구자의 발표를 듣는 의견교환의 장이 되고 있다. 특히 국내외에 산재하는 다양한 연구기관 소속의 전문가들이 초청되는 장이 되어 미진한 남아시아연구 분야의 고급정보를 공유하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