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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함께
과연,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 인류는 고대부터 늘 꿈과 함께 해왔다. 조상이 나타나 손짓했다, 찬란한 보석을 캐냈다, 방으로 검은 돼지가 뛰어들었다! 우리는 뇌리에 남는 꿈의 의미를 곱씹으며 그 계시를 풀고자 해몽집을 뒤적거리도 한다.
자각몽에 무관심했던 프로이트가 꿈을 정신분석의 대상으로 하여 『꿈의 분석』을 내놓기 전, 이미 2세기경에 아르테미도로스Artemidoros가 체계적인 해몽집 『꿈의 열쇠 Onirocriticon』를 쓰기도 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오래전 인도의 현자들은 기원전 우빠니샤드에서 인간의 의식을 네 차원으로 구분하며, ‘꿈과 잠의 의식 차원’을 지목한 적이 있었다. 의식의 탐구에 골몰했던 인도인들은 깨어있을 때뿐 아니라 자면서도 행하는 니드라 요가nidra yoga까지 계발했다.
이러한 잠과 꿈의 요가 명상이 중세 티벳으로 넘어가면서는 몽골까지 이르는 불교권에서 대중적으로 유행하게 되었다. 게다가 중국의 도가 전통에서 발전한 선도仙道 수련에서 잠잘 때 하는 수면공睡眠孔이라는게 있었는데, 어느 쪽에선가 영향을 주었는지 동시 발생적으로 생겨난 전통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인간이 물리적 몸을 지니고, 낮과 밤의 리듬에 따라 사는 같은 종족이기 때문에 수면 시의 의식 현상 자체는 모든 인간에게 보편적인 사건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