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초록

인도인들은 전통적으로 인간에게 감각의 기능과 영역을 초월한 인식이 가능하다고 여겼다. 요가와 명상을 통해 수행자의 초월적인 직접지각(yogipratyakṣa)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를 교주의 해탈지로 격상시켜 교리와 수행의 구심점으로 삼은 것은 자이나교와 불교였다. 12세기 자이나 학승인 헤마짠드라는 전통과 당대의 인식논리학적 주제들을 망라하고자 총 5부의 Pramāṇamīmāṃsā(PM)를 구상했지만, 2부 1장의 미완으로 전해졌다. 본 고는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PM을 소개하고, PM의 직접지각론과 일체지를 고찰하며, 더 나아가 불교 요가행자의 증지와의 비교 연구의 토대를 제시하고자 한다. PM 1부 1장은 직접지각론으로 시작하는데, 이 중에서 영혼(jīva)의 본성이 발현되기 시작하는 최승 직접지각(mukhya pratyakṣa)이 설명된다. 최승 직접지각의 완성태인 일체지(sarvajñāna)는 이를 막는 4가지 유해업이 순수명상 2단계의 극점에서 모두 소멸할 때 현현한다. 그리고 이에 이르는 과정에서 물질적 대상을 투과하는 투시로서 초월지(avadhijnāna)와 심리적 대상을 투과하는 텔레파시로서의 타심지(manahparyāyajñāna)도 단계적으로 발현된다. 헤마짠드라는 자이나 전통의 일체지 인식론을 계승하면서도, 자신의 Yogaśāstra에서 상설(詳說)했던 명상론에 기반하여, 명상과 일체지의 관계를 밝혔다. 또한, 세간적 직접지각과 구분되는 최승 직접지각으로서 일체지에 도달하기까지 영혼의 정화 단계(구나스타나)에 따라 초월지와 타심지라는 인식을 밝힌 점도 특징적이다. 특히 자이나교의 최승 직접지각론은 실체적 대상들에 대한 영혼의 직접지각이라는 선명한 도식을 드러내는데, 이는 무아론에 기반하는 불교의 요가행자의 증지가 사성제를 대상으로 한다는 모호성과 대조적이어서 비교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