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본고는 자이나 생태론의 근간이 되는 단일 감관 생명체 개념을 고찰한다. 이 단일 감관 생명체(ekendriyajīva)는 불교 문헌에서 일근자(一根者)라고 하여, 촉각만을 지닌 식물을 지칭하는 용어로 자주 나타난다. 그러나 자이나교에서는 촉각만을 지닌 생명체로서 식물뿐 아니라 땅, 물, 불, 공기(지수화풍)까지 인정하며, 이 존재들에게 의식성까지 부여하며 엄연한 중생(有情)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논의도 풍부하다. 이를 위해 자이나 대표적 교의서인 Tattvārthasūtra(TS)와 이에 대한 공의파 주석서 Sarvārthasiddhi(SS), 그리고 Gommatsāra Jīvakanda(GsJ), Syādvādamañjalī(SM) 등의 제 문헌을 통해서 고찰하였다.
제Ⅱ장에서 자이나 존재론에서 영혼과 생명성의 관계를 살펴보고, 영혼이 카르마 및 물질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신체化된 결과로서 생명체가 되었음을 고찰한다. 그리고 감관의 수에 따른 생명체의 분류를 정리하였다. Ⅲ장에서는 주로 SS를 통해 땅, 불, 불, 공기가 어떠한 생명체인지 고찰한다. 지수화풍을 엄연한 생명체로 인정함으로써 자연 환경을 보호하는 자이나 생태주의가 역설된다. Ⅳ장에서는 불교와 반대 입장인 자이나의 식물 중생설을 고찰하고, 식물에게서 생명성 뿐 아니라 의식성을 부여한 근거를 밝힌다. 더 나아가 자이나 특유의 극미 영혼이자 식물군으로 분류되는 니고다가 어떤 존재인지 소개하며, 현대 생물학의 관점에서 미생물, 바이러스로 추측될 수 있음을 언급한다.
환경윤리관은 인간중심에서 동물, 생명, 생태중심주의로 발전했으며 심층 생태론도 제창되었다. 자이나교의 환경윤리관은 분명하게 생명중심주의(biocentrism)이지만, 개체(種)의 생명성을 절대적으로 긍정하고 보호하는 생명관을 통해 단일 감관 생명체인 땅, 물, 불, 공기, 식물 및 극미의 미생물까지 보호하는 생태주의를 오히려 실제적으로 담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자이나교의 경우는 ‘생명중심의 생태주의’라고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