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본고는 출가수행주의 전통을 발전시켰던 불교의 수행 덕목 중에서도 가장 전통적이며 중요한 덕목인 두타를 인도 고행론의 맥락에서 고찰함으로서, 불교 두타행의 특징들을 불교 밖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두타란 출가 수행자들이 일반적으로 의식주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끊는 행위로서, 수행에 전념하기 위한 고행의 일종이다. 이는 불교 뿐 아니라 자이나교와 같은 슈라마나 종교, 더 나아가 브라흐마나의 수행전통에서도 나타난다. 그러나 고행 수행을 대표하는 용어로서 ‘두타(dh?ta, dhuta)’를 강조하고 두타행으로 정형화시킨 것은 불교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이다. 한편 고행주의 전통이 더욱 엄격했던 자이나교에서도 두타라는 용어가 있었지만, 불교처럼 중시되지는 않았다. 자이나교와 마찬가지로 힌두교에서도 두타보다는 고행을 뜻하는 타파스(tapas) 라는 용어가 통용된다. Ⅱ장에서는 우선 고전 인도의 고행론을 고찰하였다. 고행의 대표적 개념인 tapas의 의미 변천사를 검토하여 두 차원의 타파스를 도출하였다. 즉, 세속적인 목적의 타파스(고행)와 출세간적인 목적의 타파스이다. 특히 이 후자는 자이나교와 불교에서 나타나는 출가 수행주의와 맥을 같이 하므로, 이 경우의 acesticism은 ‘수행주의’로 명명하고자 한다. Ⅲ장에서는 불교와 함께 슈라마나 종교이면서도, 대표적인 고행주의 종교인 자이나교의 고행론 고찰을 통해 자이나교의 타파스(tapas)와 두타(dh?ta) 개념을 고찰한다. 그러나 자이나교에서는 타파스 뿐 아니라 자제(Sa?yama)와 차단(Sa?vara)의 수행 이론이 발전되어 두타의 개념을 포괄하고 있다. Ⅳ장에서는 불교의 두타개념과 12 두타행을 고찰하였으며, Ⅴ장에서불교 두타행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도출할 수 있다. 첫째, 불교 두타행은 인도 전반적인 고행주의 가운데 출세간적인 고행주의 즉, 수행주의에 있다. 둘째, 불교의 두타행은 나체 수행을 행한 자이나교와 비교할때 ‘衣두타행’의 항목이 발전하였다. 셋째, 불교 두타행에서 떨치고자 하는 대상이 ‘심리적 번뇌’인 반면, 자이나교의 두타행 및 고행의 목적은 ‘실체적 카르마의 정화와 소멸’에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자이나교에서 수행의 핵심 과제인 업장(業障) 소멸이라는 문제는 초기부터 후대까지 중요하게 강조되어 이론화되어 있는 반면, 불교에서는 이후에 업장소멸이라는 문제가 다시 소환되어 수행론화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