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본 고는 12세기 자이나 공의파(Digambara)의 두르가데바(Durgadeva)가 지은 『죽음징조집성』(Riṣṭasamuccaya, RS)의 연구를 통해 우선 국내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 문헌의 내용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현대인들의 죽음준비교육에 시사점을 던지고자 한다. 우선 Ⅱ장에서 인도 전통의 죽음 징조를 파악하는 종교 문화적 맥락을 밝힌다. 죽음의 징조를 파악하여 정확한 임종시점을 예측하고, 이를 통해 죽음을 연장하는 수행을 행하지만, 최종적으로 더 이상 연장할 수 없을 때 죽음의 요가를 행하는 3단계의 ‘죽음 대처’는 현대인들의 임종 대처와 비교할 때 주체적인 웰다잉의 전통을 보여준다. 죽음의 징조를 파악하는 방대한 지식이 RS와 다양한 인도 문헌에 나타나는데, 인도인들은 임종에 대해 ‘개방형 인지’의 태도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죽음의 징조는 현대 ‘임종궤적’의 전통적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Ⅲ장에서는 두르가데바와 RS에 관해 개관하고, Ⅳ장에서는 RS의 죽음의 징조들 내용을 전체적으로 소개하며, 12세기 백의파(Śvetāmbara) 헤마짠드라(Hemacandra)의 『요가샤스뜨라』(Yogaśāstra, YŚ)에 나타난 죽음의 징조와 비교분석하였다. 임종시의 단식사 수행인 살레카나 전통을 RS 서두에서 언급한 두르가데바는 살레카나를 행하는 수행자는 스스로 죽음의 징조를 알아채고 죽음을 준비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자이나 수행주의의 전통에 죽음의 징조 파악하기를 결합시켰다. 살레카나와 죽음의 징조파악하기의 임종대처 전통은 현대적 죽음준비교육에도 풍부한 정보와 의의를 전달한다.